
전역자들 사이에서 내려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다리를 접질려 국군수도병원에 갔다가 평생 절뚝거리며 제대했다"는 말입니다.
과장된 표현이지만, 이 말 속에는 우리 군 의료체계에 대한 깊은 불신이 담겨 있습니다.
아플 때 당연히 부대 의무대나 군 병원을 믿고 가야 하지만, 현실은 민간병원부터 찾아야 하는 기막힌 상황이 통계로 증명됐습니다.
군 의료 민간 위탁 진료, 5년 새 37% 급증
최근 통계는 군 의료체계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2020년 18만 1835건이었던 군 의료의 민간 위탁 진료 건수는 2024년 24만 9797건으로 5년 새 37%나 폭증했습니다.
군 병원이라는 거대한 인프라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한 해에 25만 건에 달하는 진료 수요가 외부 민간병원으로 쏟아져 나온 것입니다.
전문의 1년 만에 26% 급감, 구조적 위기 심화
이러한 기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사람'의 부재에 있습니다.

장병들에게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전문의 군의관 수가 불과 1년 만에 26%나 급감했습니다.
숙련된 의료 인력들이 열악한 처우와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군을 떠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 군병원의 경우 남아있는 군의관이 고작 20~30명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의사 부족으로 진료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전문적 수술이나 처치가 불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장병들은 불안감을 안고 외부 민간병원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격오지 부대 응급 의료 공백, 전투력 위협
군 의료 역량 약화와 민간병원 의존도 심화는 단순한 예산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군의 존재 목적과 맞닿은 실전적 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전방 최전선이나 험지에 배치된 장병들이 작전 중 중상을 입으면, 지역 군병원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거리 먼 도심 민간병원까지 생사를 건 이송을 감행해야 합니다.
군 병원 내 수술 역량과 전문 인력의 빈자리가 채워지지 않으면, 부상 장병의 골든타임을 허공에 날리는 참사가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치면 내 손해'라는 장병들의 체념 섞인 탄식을 방치하면 사기 저하는 물론 전투력 훼손도 피할 수 없습니다.
파격적 처우 개선과 의료 인프라 체질 개선 시급
외부로 향하는 25만 건의 위탁 진료 발길을 군 병원 내부로 돌려세워야 합니다.
파격적인 처우 개선을 통한 전문의 확보가 필요합니다.
군 의료 인프라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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