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해군이 연안을 벗어나 한반도 주변 해역의 판도를 뒤흔들 준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과거 소형 어뢰정이나 초계함 위주로 연안 방어에 급급했던 북한 해군이 5000톤급 대형 구축함을 전면에 내세우며 본격적인 무력 현시에 나설 채비를 마쳤습니다.
5000톤급 '최현함', 국제 무대에 공식 데뷔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초 5000톤급 신형 구축함 '최현함'을 국제해사기구(IMO)에 자국 군함 최초로 공식 등록했습니다.

국제 사회에 군함의 존재를 투명하게 알리는 이 이례적인 조치는 북한의 전략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더 이상 숨어서 작전하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대신 합법적인 권리를 주장하며 국제 수역과 원거리 항해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노골적인 외교·군사적 입장 표시입니다.
'북한판 이지스함' 최현급 구축함의 진짜 역할
최현급 구축함은 4면 고정형 위상배열 레이더를 장착해 360도 전방위 감시가 가능합니다.

'북한판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이 함선의 무장 체계는 매우 독특합니다.
최현함은 최근 시험 발사에서 러시아제 Kh-35 대함미사일 개량형과 전략순항미사일을 통상적인 수직발사체계(VLS)가 아닌 별도의 박스형 발사대에 담아 발사했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것이 중요한 신호라고 분석합니다.
최현급 구축함은 적 함정과의 수상전 교전보다는 강력한 장거리 핵 타격 무기를 싣고 다니는 '이동식 원거리 핵 타격 플랫폼'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입니다.
2030년까지 12척 함대 구축 목표
북한 해군력 증강의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고 치밀합니다.

이미 1번함 최현함에 이어 2번함 '강건함'이 진수되었습니다.
남포조선소를 촬영한 상업 위성사진에서는 3번함 주변으로 대형 크레인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30년까지 매년 2척의 구축함을 건조해 총 12척의 함대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NLL 무력화와 해상 주도권 장악이 진짜 노림수
북한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5000톤급 함대를 구축하는 진짜 목표는 무엇일까요?

서해 북방한계선(NLL) 무력화와 해상 주도권 장악입니다.
북한은 NLL을 유엔군사령부가 일방적으로 그은 가상의 선으로 규정하며 지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해 왔습니다.
과거에는 낡은 경비정으로 NLL을 넘나드는 수준이었습니다.
이제는 5000톤급 구축함 함대를 서해 한가운데에 지속적으로 띄워 놓는 '무력 현시' 작전을 통해 한국 측 해역을 압박하려 할 것입니다.
동시에 주변국들의 해상교통로(SLOC)를 교란하는 전략으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전략 변화는 질적 우위를 자신하던 한국군에게 심각한 국방 자원 배분의 딜레마를 안깁니다.
비록 북한 구축함의 개별적인 대공 방어 능력이 한국 해군의 첨단 이지스함에 미치지 못한다 해도, 바다 한가운데서 순항미사일을 날릴 수 있는 거대한 발사대 여러 척이 기동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위협이 됩니다.
한국과 미국은 육상의 미사일 기지와 잠수함에 집중하던 기존의 킬체인 및 감시 정찰 자산을 해상으로 대거 분산시켜야만 합니다.
연안을 벗어나 근해로 치고 나오는 북한 신형 함대의 움직임이 한반도 해상 작전의 셈법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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